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관련주입니다.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후속작입니다.
- 방 송 국 : tvN
- 방송 요일 : 월요일.화요일
- 방송기간 : 2023.07.31~2023.09.19
- 몇 부 작 : 16부작
- 소 개 : 거짓말이 들리는 능력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여자가 누구도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살인 용의자와 얽히며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로맨스
- 전체 줄거리(요약)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간 거짓말탐지기 ‘라이어 헌터’ 목솔희. 타로카페로 위장한 연서동 솔희의 가게에는 이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VIP들의 비밀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한편 자신의 정체를 꽁꽁 숨긴 채 살아가던 대한민국 최고의 작곡가 김도하. 자신의 곡으로 일약 톱스타가 된 샤온과의 열애설로 요새와 같던 자신의 집에서 도망쳐 간 곳은 연서동의 한 빌라. 그곳에서 또 한 번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위기의 순간, 솔희의 도움으로 상황을 모면한 도하. 하지만 도하는 5년 전, 고향인 학천에서 잠시 마주쳤던 솔희를 기억해 내고 그녀가 자신을 알아볼까 불안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바로 옆집 이웃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 솔희는 극도로 사람들을 피하며 얼굴을 꽁꽁 감춘 이웃집 남자 도하가 수상하지만 진실만을 말하는 그에게 묘한 호기심이 인다.
한편 솔희에게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고, 그곳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도하의 정체를 알게 된 솔희. 자신의 정체를 숨기느라 늘 마스크를 쓰며 숨어 다니는 도하가 안쓰럽다. 도하는 솔희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볼까 봐 두려워 일부러 피해 다닌다. 솔희는 도하가 자신 때문에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과하기 위해 먼저 다가선다. 도하는 그런 솔희의 모습에 조금씩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편, 솔희는 자신의 집 앞에서 도하의 친구라며 거짓말하는 수상한 사람을 마주하는데...!
솔희는 도하와 연인 행세를 하며 도하를 위기에서 구해준다. 이제야 서로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두 사람. 솔희는 도하가 정체를 숨기려 김승주라는 가짜 이름을 댄 거라고 생각했지만, 거짓말로 들리지 않아 의아하다. 혹시 도하에게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건가 의심하기 시작하는 솔희. 도하의 입에서 단 한 번이라도 거짓말이 나오도록 유도하기 시작한다.
그때, 도하를 찾는 누군가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바닷가에서 샤온을 구해준 여파로 몸살에 걸린 도하. 솔희는 아픈 도하를 서투른 솜씨로 성심성의껏 간호해 준다. 하지만 샤온과의 일로 과거 트라우마가 다시 심해진 도하는 솔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되고. 둘의 관계는 다시 서먹해진다. 솔희는 도하가 운명의 남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됐지만 이상하게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런 와중에 도하는 연서동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리고. 한편, 자신을 김도하라 주장하는 누군가가 폭로 영상을 올리는데...!
감사의 표시로 솔희에게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는 도하. 은근한 데이트 분위기가 조성되고.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며 속 깊은 대화를 나눈다. 술의 힘을 빌려 더욱 가까워지는 둘. 그날 밤, 술에 잔뜩 취한 솔희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큰 실수를 한다. 한편, 출소한 엄호는 득찬을 찾아와 도하의 정체를 알려달라 협박하는데...!
솔희는 도하에게 거짓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고백하지만 이내 후회한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아무렇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도하.
솔희는 자신을 생각하는 도하의 마음이 어떤 건지 긴가민가하다.
한편 솔희에 대한 마음이 점점 더 깊어져가는 도하. 자신의 비밀을 밝히기로 마음먹는데..
샤온에게 도하가 사람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솔희. 거짓말 같은 그 말은 진실이었고, 솔희는 도하의 사건을 찾아보며 점점 더 도하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도하는 솔희가 자신을 살인자로 믿고 있음을 알고 연서동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한편, 도하를 김승주로 의심하고 있는 엄호는 본격적으로 도하의 주변을 캐기 시작한다.
솔희에게 5년 전 엄지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 도하. 도하의 사연을 들은 솔희는 ‘죽이지 않았다’는 도하의 말이 거짓말로 들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도하를 위로하며 펜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솔희. 함께 밥도 먹고 축구도 보고 어쩌다 보니 동침(?)까지 하게 된다. 한편, 강민은 TV 프로 ‘알고 싶은 이야기’에서 학천 실종사건을 다룬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지는데...!
도하는 엄호에게 그동안 말하지 못한 진심을 털어놓으며 자신은 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말한다. 하지만 도하의 말을 믿지 않는 엄호. 엄호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칼이 도하에게 향하는데...! 도하의 뒤를 밟고 있었던 강민에 의해 도하는 위기에서 벗어난다. 도하를 학천 사건 진범으로 의심하는 강민. 솔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한다. 한편, 상가 번영회 회장이 된 보로. 곧 열리는 연서동 축제 준비로 한창인데...!
학천의 야산에서 사람의 유골이 발견된다. 5년 전 죽은 엄지의 유골이라 직감한 곽 형사는 현장에서 발견된 반지 하나를 몰래 숨긴다. 곽 형사의 태도가 평소와 다름을 알아챈 강민은 국과수에 있는 지인에게 따로 연락해 피해자의 신원을 알아내려 한다. 한편 솔희 덕에 오랜만에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도하는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충격에 빠지는데...!
연서동에서 벌어진 엄호의 피습 사건이 오 기자로 인해 기사화되고. 유명 작곡가 ‘김도하’의 정체가 학천 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승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진다. 도하를 취재하기 위해 병원에까지 몰려든 기자들. 예전과 달라진 도하는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당당히 밝힌다. 이제는 솔희를 위해서 직접 도하가 엄지를 죽인 진범을 찾고자 마음먹는데...!
학천에 내려와 수사를 하며 수사망을 점점 좁혀가는 솔희와 도하.
용국을 붙잡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도망가는 재찬을 발견한 솔희. 그때 재찬의 수상한 거짓말이 떠오르고. 재찬을 쫓기 시작하는데...!
한편, 강민은 엄호의 노트에서 얻은 힌트로 목격자를 찾아간다.
도하가 과거 진술했던 알리바이에서 수상함을 발견한 강민. 도하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재찬의 자수로 인해 5년 전 학천 해수욕장 살인사건의 누명에서 벗어나게 된 도하. 하지만 도하의 마음은 어쩐지 편하지 않다. 그런 도하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솔희. 득찬은 재찬의 자수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비전 선포식에 도하를 초대한다.
한편, 솔희는 강민의 부탁으로 재찬을 심문하기로 하는데...!
폭발 여파로 귀에 이명이 들리며 의식을 잃은 솔희. 병원으로 이송된다.
응급 수술 후, 깨어난 득찬은 도하에게 과거 엄지와의 일을 고백하며 사죄한다.
한편, 일상으로 돌아와 평소처럼 VIP 의뢰를 받기 시작한 솔희.
의뢰 수행 중, 큰 위기에 빠져 혼란스러운데...!
‘나는 자연에 산다’라는 프로그램의 영상 속 태섭을 보고 솔희를 찾아온 향숙.
솔희에게 태섭을 같이 만나 진실을 알려 달라 부탁한다. 솔희는 능력이 없지만 화해를 돕고 싶어 향숙과 함께 태섭을 찾아간다. 하지만 결국 둘 사이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데...
한편, 도하는 에단에게 같이 앨범을 만들자 제안하며 작곡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이제
후속작인
반짝이는 워터멜론
이어집니다.
이전 글처럼
이번 글도 프로그램 내용도 함께 곁들여서 글쓰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식 종목보다는 드라마 내용 중심에 중점을 두고 내용 이어갑니다.)
1. 프로그램
2. 프로그램 정보
- 방 송 국 : tvN
- 방송 요일 : 월요일.화요일 오후 8시 50분 부터~
- 방송기간 : 2023.09.25
- 몇 부 작 : 16부작
- 소 개 :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청각장애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청인 자녀) 소년이 수상한 악기점을 통해 낯선 공간에 불시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수상쩍은 청춘들과 함께 밴드 '워터멜론 슈가'를 결성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
기획의도
"인생은 오렌지야."
맥스 : 그게 무슨 뜻이야?
찰리 : 그 얘기 기억해? 유태인 소년이 현명한 아버지 옆에 앉아 있었어.
그 아버지가 말씀하셨지.
"항상 명심해라, 아들아. 인생은 오렌지란다."
아들은 평생동안 그 말의 의미를 생각했지.
60년 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됐고
아들은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 찾아왔어.
점점 의식이 멀어지는 아버지에게 아들이 물었지.
"그게 무슨 뜻이었죠?"
"무슨 뜻이냐니, 뭐가?"
"아시잖아요. 인생은 오렌지라는 거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아버지가 말씀하셨어.
"무슨 염병할 뜻인지는 나도 모르지."
-영화 <원나잇스탠드>중에서-
"청춘은, 반짝이는 워터멜론이야."
은결 : 그게 무슨뜻이야?
이찬 : 몰라 씨*, 그냥 존* 반짝였으면 좋겠어.
-어느 열여덟 동갑내기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중에서-
청춘은 반짝이는 워터멜론이다.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어느 누가,
라떼를 찾으며,
인생은 이렇다,
청춘은 쓰다, 달다, 이런 것이다,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오렌지의 의미를,
워터멜론의 의미를,
감히 정의할 수 있을까.
고단하고, 우울하고, 불안한 청춘들이여,
인생에 정답은 없다.
타인이 내린 답 또한 그대에겐 소용없는 의미다.
그러니 퍼스널컬러 진단으로 자신의 톤을 결정짓지 말라.
MBTI 테스트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짓지 말라.
한낱 곤충에 불과한 나비가 만들어내는 날개 효과에 휩쓸리지 말라.
오직 내 등에 달린 미약한 날개로 버둥치며 날아라.
날고 싶을 때, 날아오를 수 있을 만큼만, 기어이 날아라.
감히 소원한다.
그대들이 그대들만의 오렌지를 갖게 되기를,
그대들이 그대들만의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찾게 되기를.
그리하여,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게 더 어려웠던 그대들이,
저 수많은 별을 맞기 위해 땅 아래로 떨어졌던 것임을 깨닫게 되고,
저 수천 개 찬란한 화살의 과녁은 나 하나였음을 알게 되고,
실수로 생긴 상처까지 내 별자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feat. 방탄소년단)
그런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날아라. 그대에게 자랑할만한 수저는 없어도 분명 날개는 있다.
씨*, 존버는 승리한다.
3. 등장인물(인물관계도)
“저한테는 세 개의 세계와 세 개의 언어가 있어요. 침묵의 세계, 소리의 세계, 그리고 음악의 세계. 수어, 구어, 그리고 음악.”
어른스럽다. 의젓하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어른들이 은결을 볼 때마다 등을 두드려주며 하는 말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뉘집 아들인지 부럽다, 이런 아들이라면 열 명도 키우겠다’는 벌스(verse)가 이어지고, ‘부모만 잘 만났어도’로 시작되는 후렴이 따라붙고, 쯧쯧쯧 안쓰러운 스캣(scat)이 이어지면, 은결 인생에 가장 많이 들은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 제목은 ‘듣기 좋은 꽃 타령도 한두 번이지’.
반듯하다. 성실하다. 책임감이 강하다. 밝고 긍정적이다. 교사들이 은결을 평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전교 1등. 공익광고형 모범생. 교우관계 원만. 젠틀함과 유머러스함의 완벽한 조화. 교사들이 생기부를 작성할 때마다 너무 완벽해서 의심받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청량하다. 설렌다. 첫사랑의 기억이 마구 조작된다. 또래 여학생들이 은결을 떠올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피로회복제를 들고 있어도 이온음료로 보이게 만드는 그야말로 인간 이온음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이다.
그러나.... 앞서 열거한 은결의 모습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격일 뿐이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만들어낸 은결의 페르소나. 어쩌면 은결의 정확한 MBTI는 CODA일지도 모르겠다. 은결은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듣고 말을 하는 청인,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이다. 아기 때부터 엄마의 손짓과 표정을 따라 하면서 수어를 저절로 배웠다. 옹알이도 입술 대신 손으로 했다. 말을 떼고부터는 가족들의 전담 통역사가 되었다. 이사할 때, 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을 때, 동사무소에 민원을 접수하러 갈 때, 심지어 엄마 산부인과 병원까지 따라가 통역을 했다. 그러다 어른들끼리 싸움이 붙으면 중간에 심판처럼 서서 말을 전하고 육두문자는 적당히 거르는데, 종종 눈치 빠른 어른들은 은결의 속에 애어른이 한 명 앉아 있다며 혀를 내두르곤 한다. 은결이 수어와 구어, 두 개의 언어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언어가 있다. 바로 음악이다. 어린 시절, 부모가 농인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을 때, 비바 할아버지를 만났다. 동네 오래된 악기점 ‘비바 뮤직’을 운영하는 기이한 노인... 그분을 통해 기타를 배웠고, 기타를 통해 세상에 말을 거는 법을 배웠다. 음악이라는 세상에 눈을 떴고,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날 이후, 은결은 세 개의 세계와 세 개의 언어를 가지게 되었다. 침묵의 세계, 소리의 세계, 그리고 음악의 세계. 수어, 구어, 그리고 음악. 음악의 세계에서 음악으로 말할 때 은결은 가장 행복했다. 그날. 그 화재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불행은 손을 잡고 함께 온다더니, 인생의 멘토였던 비바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온 세상이 그에게 ‘지금 니가 음악할 때냐, 정신 차려라’ 혼내는 것만 같았다. 마치 쫓겨나듯 살던 동네를 떠나던 날, 은결은 기타를 버리며 결심했다. 이제부터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고. 내가 이 사회의 기득권이 되어, 더 이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지 않는 가족을 만들기로. 부모님에게 멋진 트로피 같은, 치트키 같은 아들이 되어주기로. 그렇게 지금의 그가 만들어졌다. 착한 아들이자 모범생 인싸, 하은결이라는 페르소나가. 그리고 열여덟 살인 현재, 은결은 잠정적 이중생활 중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청춘은 반짝이는 워터멜론이야”
명랑만화를 찢어발기고 나온듯한 18세 청춘. 은결이 서태웅이라면, 이찬은 ‘왼손은 거들먹거릴 뿐’인 강백호다. 대학가에서 달팽이 하숙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전국의 청춘들이 모여든 하숙집에서 성장한 덕에 이찬은 아는 형님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상식부터, 최신 트랜드 정보까지. 이를테면 하숙집 자체가 이찬에겐 인스타그램이며 네이버 지식인인 셈. 덕분에 얻은 별명이 ‘찢어진 백과사전’이다. 문제는 찢어졌다는 거.
X세대 형님들과 호형호제하며 지낸 덕에 무지 힙한 척하지만 사실 그는 뼛속까지 아날로그다. 단순하지만 속이 깊고, 이왕이면 세상 모든 걸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요즘 세상에선 치를 떨며 극혐하는 ‘열정’,‘노력’,‘희망’ 이딴 단어들 좋아하고,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고, 사랑에 있어서는 본 투 비 순정마초고. 세경을 처음 본 순간도 그랬다. 제 몸보다 큰 첼로를 메고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세경을 현실로 영접했을 때, 세상은 왕가위 감독의 스텝 프린팅 기법으로 움직이고, 귀에는 캘리포니아 드림이 OST로 깔리고, 태양은 세경을 위한 단독 핀 조명이 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어쩐지 뭔가를 회개해야 할 거 같고, 뭔가를 바쳐야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회개했다. 진즉에 당신을 알아보지 못한 나란 놈의 어리석음을. 그래서 아낌없이 바쳤다, 나란 놈의 순정과 열정을. 도도한 세경의 계속되는 거절에도 상처받지 않았다. “야, 최세경 남친 있대. 끝내 주게 잘 생겼대. 대학생이래. 무려 의대생이래. 게다가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도 친대. 팬클럽도 있대” 크레센도로 전달되는 비보에 이찬은 흔들렸을까? 천만에. “세경이 너 밴드 좋아하는구나? 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나도 밴드 해. 한 달 뒤 우리 학교 축제 때 공연하는데, 보러 오지 않을래?” 대형 구라를 치고는 그날부터 밴드를 결성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운다.
“이제부터 만인의 뮤즈가 아닌, 너만의 뮤즈가 되어줄게.”
21세기 용어로 말하자면, 당시 강북 일대에 소문난 얼짱 예고생. 청순한 미모와 우아하고 고전적인 분위기로, ‘서원예고 여신’이라 불린다. 첼로 가방을 어깨에 메고 길을 걷기만 해도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이며,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미소 짓는 모습은 샴푸의 요정이 따로 없다. 교문 앞에는 얼굴 한번 보겠다고 몰려든 남고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청춘스타로 키워주겠다는 매니저들이 줄을 서지만 세경은 전혀 관심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내온 존잘 명문대 의대생 오빠를 남자친구로 두었기에,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을뿐더러, 줄리아드 예비학교 오디션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결국, 오디션에 합격한 그녀가 유학을 떠나버리자 뭇 남학생들의 심장은 흔적기관으로만 존재하게 되는데... 유학 갔던 그녀가 돌아온다!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서! 예고 없는 컴백이었다. 느닷없는 등장이었다.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고귀한 가문의 영애 같던 그녀가, 산소 같은 영애 같던 그녀가, 톡톡 튀는 탄산 같은 고소영 같은 그녀가 되어 돌아왔다. 뭐랄까...얼굴은 그대로지만, 분위기와 성격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달라졌달까? 늘 긴 생머리를 고수하던 그녀가, 상큼한 단발머리로 변모했다. 한 떨기 수선화처럼 청초했던 그녀가,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밝고 명랑해졌다. 매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던 그녀가, 매점 간식 쟁탈전에 온몸으로 참전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언제나 ‘놉!’을 외치며 철벽을 치던 이찬에게 세상 적극적이고 친절해졌다는 것이다.
근데 얘 뭔가 수상하다. 종종 예전 일을 기억 못 한다. 종종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종종 길을 잃고 헤맨다. 대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입 닥쳐! 어차피 안 들려”
차갑고, 도도하며,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미소녀다. 그런데... 어쩐지 누군가에게 버려진 고귀한 혈통의 길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다 저 예쁘고 귀한 고양이가 버려졌을까, 가엾다, 안쓰럽다... 츄르라도 건넬 생각이라면 아서라. 앙칼진 하악질과 할큄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청아.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 같은 이름. 피아노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성악을 전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름다운 소리를 업으로 삼는 집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농인으로 태어난 아이. 맞다. 그녀는 선천적 농인이다. 타인의 시선과 체면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청아의 장애를 숨겼다. 그의 관점에서 ‘수어’는 ‘나는 장애인입니다’를 온몸으로 티내는 끔찍한 퍼포먼스였다. 능숙해지면 능숙해질수록 정상인의 세계에서는 멀어지는 수치스러운 행위였다. 그 무지의 틈을 정확히 파고든 이가 훗날 청아의 새엄마가 되는 임지미였다. 그녀는 청아의 언어를 뺏으러 온 마녀였다. 딸과 아버지 사이의 소통을 끊고 진성가의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과 함께 등장한 사기꾼. ‘어차피 이 집에서 네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어. 그러니 얌전히 쥐죽은 듯 살아.’ 입말도, 손말도, 그 어떤 언어도 갖지 못한 청아는, 그녀의 실체를, 자신이 당하는 학대를, 아버지에게 전할 길이 없었다. 청아의 필담(筆談)보다는 그녀의 입이 더 빨랐다. 쓰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 막혔다. 청아는 이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음도 닫아버렸다. 언어를 잃은 청아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위안은 그림이었다. 현재 임지미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서원예고 미술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입시 경쟁률이 꽤 높은 명문 예고에, 재단 이사장의 딸이자, 장애인이 편입하자, 특혜논란이 더해져 아이들에게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말했지 않은가. 그녀의 성정 역시 만만치 않다고. 아이들이 그녀 앞에서 대놓고 귀머거리라고 조롱하거나 괴롭히면, 자신이 못 듣는 걸 과시라도 하듯 끼이이익— 손톱으로 칠판을 길게 긁거나, 애들 귀에 꽂힌 이어폰 볼륨을 확 높여버리는 식으로, 소음 공격을 한다. 어차피 나는 안 들리는데 뭐. 당당하다.
청아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프리다 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역시 프리다 칼로가 그린 [Viva la vida]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인생이여 만세’를 외쳤던 그녀의 강인함을 사랑한다. 나도 외칠 수 있을까? 인생 만세를? 내게도 있을까? 그런 강인함이? 반짝여줄까? 내 인생도? 그녀의 질문 앞에, 마치 신이 던져준 답변처럼 두 명의 소년이 뛰어든다.
이찬의 소꿉친구. 달팽이 하숙집의 스티브 잡스. 정보 수집, 인맥 관리와 활용, 기획과 협상의 달인.
이찬의 불알친구다. 이찬이 밴드를 만들겠다 설치고 다닐 때 처음엔 온몸으로 뜯어말리지만, 결국 그만의 정보력과 협상력을 동원하여 멤버 구성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이후 밴드 매니저로서 그들과 함께한다. 동대문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정보습득에 민첩하고 이재에 밝아 ‘본투 비 비즈니스맨’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찬 할머니의 손맛에 반해 달팽이 하숙집에 거의 살다시피 하는데, 이찬보다 하숙집 형들의 신상에 대해 더 잘 안다. 덕분에 증권가 지라시에 버금가는 소식통, 인맥 관리와 활용의 귀재, 기획과 협상의 달인이 된다.
음악에 대한 지식도, 재능도 없으나, 듣는 귀는 타고났다. 대중적이며, 감이 좋다. 밴드 멤버들이 자작곡을 만들면 제일 먼저 그에게 들려주고 싶어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밴드 워터멜론 슈가의 매니저로서 이찬, 은결들과 함께하면서, 언젠가부터 자신의 이름 MJ 간판을 건 대형 기획사를 창립할 꿈을 꾸기 시작한다.
나사 풀린 천재 베이시스트. 어쩐지 비밀스러운 뒷골목의 스멜.
까칠하다. 드럽게 예민한 척한다. 사실 음악 할 때만 그렇고, 평소에는 나사 풀린 또라이다. 한때 뒷골목을 전전하며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있었으나 음악과 사랑에 빠진 뒤 개과천음(改過遷音)하여 천재 베이시스트로 거듭났다. 본인 못잖은 또라이에 관심종자들 집합소인 배광고 밴드부에 잠시 몸담았지만 공연 때마다 서로 튀려고 대환장파티를 벌인 끝에 강제 폐부 조치 당한다. 폐부 이후 잠잘 곳도 없고(그동안 밴드부실을 자신의 전용 호텔로 애용했다), ‘뭔가 재미있고, 참신한 일이 없을까?’ 무료함에 몸서리치며 치를 떨고 있던 그때! 역시 못잖은 똘끼를 자랑하는 이찬이 함께 밴드를 하자며 삼고초려를 시전한다. 현율은 덥석 그 손을 잡...지는 않고, 온갖 생색과 거드름과 예민함과 까칠함을 시전한 끝에 많이 봐준다는 식으로 ‘첫사랑 기억조작단(이하 사기단)’에 합류한다.
음악에 대한 애정은 넘사. 천부적 재능을 가진 것도 분명. 은결의 천재성과 이찬의 무한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챈 것도 그고, 이 재미있는 밴드에 그 누구보다 애정이 많은 이도 그다.
교회 오빠지만 성령보다 록스피릿이 충만한 록생록사(Rock生Rock死).
밴드 내 애칭은 ‘망국이’
엄마는 권사님. 아빠는 목사님. 나는야 모태신앙. 우리들의 찬양도 조금이나마 흥겹고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순수한 의도에서 외국 드러머들의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다가 사부작사부작 록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결국 찬양단 합주 연습 때 방언 대신 록스피릿이 터져버렸고, 흥을 주체 못하고 ‘지옥에 온 걸 환영해~~~~~!!’ 샤우팅을 날렸다가, 부모님께 그야말로 이단 취급, 사탄 취급에, 안수기도인지 등짝 스매싱인지 구분이 안가는 속죄 기도를 받으면서, ‘하나님, 예수님이 그렇게 옹졸하신 분이 아니실 텐데...’ 서러움에 눈물로 지새우는 밤이 많아질 즈음, 이찬에게 밴드 합류 제안을 받고 개종 대신 제대로 된 반항을 선택한다.
쌀알 하나 잠기지 못할 얕은 음악 지식과 초보 반항아의 대책 없음이 잠시 그를 지배했으나, 사실 그는 매우 착한 놈이다. 외강내유, 겉바속촉의 표본. 진한 메이크업을 지우고, 가발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자, 청량한 그의 모습에 ‘시국선언’을 하는 소녀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클래식 피아노 전공으로 조기 유학을 다녀온(실패하고 돌아온) 실력파.
밴드 내 애칭은 ‘수부지(수분 부족형 지성)’ 또는 줄여서 ‘수지’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로 13살 때 미국으로 조기유학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온 불운의 천재다. 원인은 콩쿠르 공포증. 이어 모든 무대 공포증으로 전이. 일단 사람 먼저 살리자는 스승의 제안에 부모님은 피눈물을 삼키며 귀국 짐을 쌌고, 그는 꿈을 싸서 버렸다. 성격은 기름기 하나 없는 담백남이지만, 얼굴이 산유국이다. 압박감이나 긴장감을 느끼면 열린 땀구멍으로 식은땀 대신 기름이 샘솟는다. 콩쿠르용 무대화장은 기름에 녹아 누렇게 흐르고, 얼굴은 번들번들. 만천하에 ‘나 졸라 긴장했음’을 알리는 슬픈 퍼포먼스.
평소엔 금테안경을 낀 배용준이지만, 안경을 벗고 무대에 오르는 순간 무섭게 돌변한다. 펑키한 음악에서는 후덜덜한 광기, 달달한 음악에서는 다시 욘사마. 진정한 갭사이신이다.
엉뚱한 발명왕이다. 그의 집에는 농인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발명품들이 엄청 많다. 편의가 아니라 짜증을 유발하는 발명품이 더 많다는 게 함정이지만.
‘농인은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특별한 소수민족’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정말 선택받은 소수의 민족처럼 당당하게 행동한다. 장애인, 소상공인의 권리 수호를 위한 집단행동에도 총대 메고 앞장선다. (아빠 제발...은결이는 가끔 그런 아빠가 너무 부담스럽고 피곤하다) 그의 수어는 굉장히 역동적이며 멋있다. 수어를 할 때 그의 손짓은 때론 정치가의 선동처럼 강렬하고, 때론 짬에서 나오는 래퍼의 바이브처럼 스웩 넘치며, 때론 발레리노의 안무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거기에 유쾌하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까지 더해지면, 그가 가진 ‘다름’이 ‘장애’가 아니라 ‘매력’처럼 느껴진다.
처자식만큼은 절대 굶기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품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 결과 지금은 번듯한 자체개발 치킨 브랜드 ‘말이 필요 없닭’의 사장님이 되었다. 자식들도 남부럽지 않게 잘 자라줘서, 나름 성공한 삶이라 생각한다. 그날, 아들 은결과 크게 다투기 전까지는...
수다스럽다. 물론, 수어로. 손과 얼굴이 잠시도 쉬지 않는다. 명랑하고도 경쾌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손짓을 보고 있노라면, 하얀 비둘기가 한 마리 손안에 숨어 있다가 후두둑 날아오를 것만 같다. 평소에는 사람(남편) 좋아하고, 애들(아들들)만 보면 좋아 미쳐버리는, 순둥순둥하고 댕댕미 넘치는 골든 리트리버같지만, 가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운 야생 고양이의 모습을 보인다. 그럴 땐 정말 주변이 다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인데, 진정 한때 러시아의 공주였나 싶게 차갑고, 도도하고, 무섭다. 잘생기고 똑똑한 두 아들은 그녀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함께 외출할 때면 혼성 아이돌 그룹의 여성 멤버처럼 꼭 센터에 선다. 농인인 은호와 청인인 은결. 두 아이에게 한 치의 오차 없이 공평한 사랑을 주었다고 자부한다. 청인이니까 덜. 농인이라서 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두 아들 역시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했다. 농인 부모라서. 청인 부모였다면. 이런 생각 따윈 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키워냈다고. 그랬는데...
농인인데 잘생겼다. 농인인데 밝다. 농인인데 스포츠선수다. 은호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온 소리다. 되묻고 싶다. 농인이 잘생기면 안 돼? 밝으면 안 돼? 운동 잘하면 안 돼? 삐딱해서가 아니다. 정말 궁금해서다. 강아지한테 ‘넌 청력은 좋으면서 왜 말을 못 해?’ 묻지 않잖아. 호빗족이나 뇌안탈족에게 ‘넌 왜 그렇게 짧아?’ ‘넌 눈깔 색깔이 왜 그래?’ 안 그러잖아. 작가가 창조한 설정값으로 여기고 쿨하게 받아들이잖아. 나 역시 마찬가지. 내 디폴트값이 농인일 뿐. 신이 나름의 세계관을 가지고 설계한 인간일 텐데 왜 자꾸 당신들이랑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데플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꾸며 열심히 훈련 중인 태권도 선수다. 장애를 극복하려는 어떤 숭고함이나 경건함 따위는 없다. 그냥 운동이 재미있고, 이왕 태어난 인생, 재미있게 살고 싶다.
여주에서 꽤 오랫동안 한정식집을 하다가 하나밖에 없는 손자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를 감행한 것까진 좋았으나, 애석하게도 맹모의 삼천지교가 이찬한테 통하지 않았다. 10년 넘게 하숙집 하면서 대학생들 빨래하고 밥 해다 바쳤는데... 이찬이가 학사모 쓴 모습 보는 걸 소원으로 산다. 이찬과는 매일 티격태격, 티키타카, 환상의 케미를 선보이지만, 누구보다 손자인 이찬을 아끼고, 믿고, 사랑한다.
곱게 기른 단발머리로 얼굴 반쪽을 퇴폐적으로 가린 채, 겨드랑이에 여자 마네킹을 끼고 캠퍼스를 뛰어가는 남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정발산이다. 머리칼에 시야가 가려 넘어질지언정, 교수님들께 협박과 쿠사리를 번갈아 들을지언정, ‘자신이 곧 패션’이라는 꺾이지 않는 근자감의 소유자. 달팽이 하숙집 최고참으로 이찬이 곤경에 빠질 때마다 형 노릇을 톡톡히 한다.
외양은 평범하다. 본인도 본인의 가게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등장할 것 같은 따뜻한 할아버지의 모습, ‘할아버지 낡은 시계’가 BGM으로 깔릴 것만 같은 동화적 분위기의 내부. 그런데 뭔가 다르다. 특별한 뭔가가 있다. 본인도 본인의 가게도. 악기점의 악기들은 모두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지만, 가만 살펴보면 모두 꽤 고가이며 엄청난 레어템들이다.
그 역시 마찬가지.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지만, 순간순간 아티스트의 예민함과 숨은 고수의 바이브가 느껴진다. 사람들과의 왕래는 거의 없다. 손님도 별로 없다.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은결에게 ‘음악’이라는 언어도 있다는 걸 알려준 이도, 코다(CODA)의 의미를 처음 알려준 이도 바로 그다.
두 개의 만월이 뜬 어느 밤, 시대를 알 수 없는 기묘하고 모호한 분위기의 악기점의 문이 열린다. 들어갈 때는 마음대로 들어갔어도, 나갈 때는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수상한 악기점 ‘라비다 뮤직(La vida Music)’. 그곳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띤 정체불명의 마스터가 존재하는데... 징 박힌 가죽점퍼와 가죽바지, 해골 티에 장발. 본격 메탈라커 비주얼. 의미가 정말 심장한 건지, 걍 컨셉인 건지 몹시 수상쩍지만.... 악기점의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딸의 성공을 통해 자신의 실패와 상처를 보상받고 싶은 헬리콥터 맘
모두의 첫사랑, 만인의 여신이자 뮤즈였던 과거의 명성 그대로 40대가 된 지금도 홀로 세월을 비껴간 듯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 무슨 인연인지 ‘비바 뮤직’이 있던 자리에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다. 남편과의 불화로 심신이 지쳐 있을 무렵, 누군가의 부고(訃告)를 받고 딸과 함께 귀국했다가 그 길로 눌러앉게 되었다. 이혼 사실도 쿨하게 인정하며 현재의 삶에 나름 만족하는 듯하지만, 밤이면 홀로 와인 잔을 기울이며 딸에게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
6년 전 짧은 인연으로 스쳐 지나간 은결을 우연히 다시 만나 아주 중요한 물건을 전하게 된다.
록밴드 ‘백야’의 기타리스트, ‘첫사랑 기억 조작단’의 1호팬
한때 록밴드 ‘백야’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유명한 아티스트. 스캔들로 인해 손가락 부상을 입은 뒤, 은퇴했다. 가수의 꿈을 접고 중년이 된 그는 중고악기점을 운영하며 배고픈 후배들에게 밥도 사주고 합주실도 빌려주며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명세대 의대 본과 2학년에 재학 중, 밴드 ‘골든메스’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 의사 집안 출신의 명문대 의대생으로, 대학에서 밴드 동아리로 활약하며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많다. 세경과는 어릴 적부터 서로의 집을 오가며 오빠 동생 해오던 사이로, 부모끼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돈 맺자’ 잠정 합의한 상태다. 어릴 땐 오빠 오빠 하며 잘 따르더니, 컸다고 어느새 새침하게 구는 세경이 그저 귀여울 따름이다.
청아의 아버지.
종합 악기제조회사 ㈜ 진성악기 회장.
기업가로서 이해타산이 철저하며, 아름다운 소리 구현에 대한 집념도 강하다.
아름다운 소리를 업으로 하는 집안에서 선천적 농인으로 태어난 청아는 그에게 슬픔이자 충격이었다. 어렵게 얻은 딸이기에 그 깊이가 더 했다. 모계 격세유전. 아내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의 냉대와 원망 속에 기어이 마음의 병을 얻은 아내가 자신을 떠나자 뒤늦게 후회한다. ‘구어 교육만이 딸에게 정상인의 삶을 줄 수 있다’는 임지미의 말에 매달린다. 그녀를 입주 가정교사로 들이고, 청아의 교육을 전적으로 일임한다.구어 교육을 힘들어하며 반항하는 청아가 안쓰럽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혹독한 훈련과 채찍질만이 청아를 사람답게 살게 하는 길이라 여겼다. 그것이 딸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부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었음을 그때의 그는 알지 못했다. 어느 날, 하은결이라는 이름의 소년이 그 앞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청아의 계모.
야망의 화신. 처세의 달인. 미친 연기력의 소유자.
논리 정연한 언변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도 얼마든지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중성을 감추고 포장할 줄 아는 미친 연기력의 소유자다. 청아의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왔다가, 슬하의 두 남매를 데리고 윤건형과 재혼, 진성 가의 안주인이 되었다. 가정교사로서, 법적인 어머니로서 청아의 구어 교육을 전담한다. 남편 앞에서는 마치 헬렌 켈러와 설리번 같은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하지만, 은밀하게, 지능적으로, 청아에게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일삼는다.
원래 미혼모였던 임지미의 성을 따 임주엽이었다가, 6살 땐, 임지미와 결혼한 상아 아버지의 성을 따라 강주엽이 되었다가, 임지미와 윤건형의 재혼으로 또다시 호적이 바뀌며 윤주엽이 되었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거의 방치되어 시골의 외할머니 손에 자랐기에 애정 결핍으로 인한 콤플렉스가 있으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다. 계산적이고 현실적이지만, 결정적 순간에 쉽게 감정에 휘둘린다. 경영학을 전공하며, 장차 진성가의 실세로 올라서고자 하는 임지미와 뜻을 같이하여 진성 악기 후계자 자리를 노린다.
청아의 의붓동생, 서원예고 미술과 학생
눈치는 빠른데, 머리는 나쁘다. 계략도 꾸미는데, 치밀하진 않다. 그래서 종종 들킨다. 주로 은결이나 세경이한테. 그 전엔 안 들킨 게 아니라, 다들 눈감아 주었다. 이사장 딸이니까. 안하무인이다. 친구도 급을 나누어 사귄다. 부자 아빠가 생긴 후의 폐해다. 세경이 정돈 돼야 자신과 수준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저 혼자 세경이랑 베프다. 뭐 이기적이고 얄밉지만, 단순하고 어설퍼서 귀여운 구석도 있다.
허당처럼 보이는 제갈량. 쌈마이처럼 보이는 니마이.
소싯적 아이돌 제안을 받았을 만큼 노래도 외모도 출중하지만, 그는 밴드가 하고 싶었고, 밴드 음악이 대중에게 좀 더 사랑받길 원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밴드 스파인9을. 16학번 동기들과 함께. 밴드명인 ‘SPINE9’은 ‘9번 척추뼈’라는 뜻인데, 유래는 이러하다. 어느 날 그가 오토바이 사고로 엑스레이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사진을 본 담당 간호사가 ‘9번 척추뼈가 참 이쁘네요’ 친절한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고, 오작교 역할을 한 ‘9번 척추뼈’가 밴드의 공식 명칭이 되었다. 이제 감이 오는가? 맞다. 그는 일명 잘또. 잘생긴 또라이다. 허당과 제갈량을 넘나들고, 쌈마이와 니마이를 오가다가 갑자기 날리는 촌철살인은 상대의 폐부를 찌른다.
중재자이자 현실파 베이시스트
분쟁을 싫어한다. 특히 이익이 없는 분쟁은 극도로 혐오한다. 과묵한 듯 보이지만 밴드 계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 꿰고 있으며, 스파인 9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계획하는 파워J. 그가 ISTJ라는 사실은 자신 말고는 모른다. 아무도 몰라야만 한다. 잘생긴 외모와 젠틀한 에티튜드로 여성팬들을 다수 확보 중이다.
다혈질의 독고다이 드러머
밴드 내 은결의 천적. 일당백을 해내는 코어 팬이 상당하다. 잡아먹을 듯 거친 말투를 내뱉지만, 실은 누구보다 은결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 무형문화재인 부친을 이어 설장구를 칠 뻔했으나, 중2때 드럼의 멋에 풍덩 빠졌고, 총 7번의 가출을 감행하며 끝내 드럼을 지켰다. 말보다는 주먹, 주먹보다는 드럼으로 싸우는 걸 몹시 즐기는 편.
천재 기타리스트. 7세 때 기타에 입문, 13살 때 자작곡을 만들었고, 이 곡을 기성가수가 부르게 되면서 일약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춘천’하면 소양강 처녀 다음으로 그를 쳐줄 정도. 본의 아니게 은결과 이찬을 이어주는 히든키 역할을 하게 되며, 훗날, 자타공인 MJ 엔터의 간판스타가 되어 마주와의 연을 이어간다.
4. 제작진(기존 작품 ETC...)
5. 기타(드라마장면일부)
7. 관련주
..현재 드라마 관련하여 언급되는
관련주는 없습니다.
향후 관련주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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